피할 수 없는 재해, 선진기술 도입 등 근본대책 세워야

“올해 2월 날씨를 떠올려 보세요. 예년보다 더 따뜻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던가요? 기후 변화에 가장 민감한 건 동·식물인데요,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냉해, 가뭄 등 자연재해의 빈도는 잦아질 수밖에 없는 거죠.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윤태명 경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원예과학과 교수는 “냉해를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는 게 최고의 대책이지만 현실화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때문에 농업기술이 발달한 해외 사례를 가져와 하나하나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 부문에서도 새로운 기술 도입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올 해 냉해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봄이 따뜻해지면서 발아와 개화가 앞당겨진 상태에서 과실을 맺을 시기에 갑자기 30℃ 전후의 고온이 이어졌습니다. 꽃이 한꺼번에 피고지면서 매개곤충에 의한 수분 가능기간이 부족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때문인지 과수원 곳곳에서 상당수의 꽃이 암술과 씨방이 까맣게 죽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냉해가 유독 심했던 올 해, 이유는 무엇인가요?

냉해는 더 이상 한 번씩 닥치는 기상재해가 아닙니다. 지구온난화와 함께 해가 갈수록 잦아지고 피해 지역도 확대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앞으로 냉해는 점차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개화 무렵의 냉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는 시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갈수록 심해지는 피해, 해결책이 있을까요?

피해가 심해질수록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농가에서 활용하는 방법은 대형 선풍기입니다. 선풍기를 작동해 지면에 낮게 형성된 차가운 공기와 상층의 따뜻한 공기를 뒤섞어 주면서 서리 피해를 막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비용, 심한 소음, 한정적인 효과 등이 문제로 제기되기도 합니다.
물이 충분하다면 기 설치된 관수설비를 활용해 꽃과 과수를 일부러 얼리는 살수동결 방법도 활용 가능합니다. 물이 얼어 고체로 변하면 얼음 속 기온은 어는점인 0℃를 유지하게 됩니다. 300평 과수원에 시간당 3.5mm로 5시간 살수할 경우, 물이 얼면서 20리터 프로판 가스통 6개를 완전연소 시킬 때 발생하는 열보다 많은 양의 열을 내뿜는다면 이해가 될까요. 이런 살수방법은 네덜란드 등 해외 국가에서는 이미 상용화돼 있는 방법입니다. 이외에 불을 피워 찬 공기가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게 막는 방법도 많은 과수 농가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정부기업 등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요?

요즘 농업에 대한 지원이 활발합니다. 냉해 역시 농작물 재해보험을 통해 보상해주고 있죠. 농민들의 피해 보상을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한 가지 생각해야할 부분이 있어요.
모든 지원은 농업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죠. 단순히 보상을 제공하는 경제적인 논리로 접근할 게 아니라 농업에 대한 애정과 이해, 인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북대학교 사과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는 윤태명 교수는 어느 자리에서든 ‘농업은 응용과학’이라고 말한다. 책상 위에서 만드는 정책과 대책이 아닌 농사 현장에서 대안을 찾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농업전문지 『사과』를 발간해 사과 재배와 관련된 각종 기술과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농업 분야 약점을 극복하고 경쟁력 강화를 통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윤 교수는 “농업에 대한 애정을 갖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이를 학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게 농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며 “냉해를 비롯한 각종 자연 재해 극복방법 또한 모두의 노력이 함께하면 머지않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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